책을 빌릴 땐 좋고 반납하러 갈 땐 귀찮다. 그런데 기분이 좋은 건 이 낭만적인 도서관 1층 로비 때문이다. 두고두고 좋아하는 광경.
분당구 야탑동에 위치한 성남시 중앙도서관. 이곳에서는 2층에서 책을 빌릴 수 있다. 1층 로비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책상을 배치해놓았다. 2층에서 1층을 보면 창 밖 키 큰 나무들의 우거진 그림자가 만드는 풍경 또한 일품이다. 마치 식물원에서 공부를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데 이게 그렇게 좋을 수 없다. 멍하니 서서 이 풍경을 감상하는 사소한 습관이 생겼다. 사람이 많이 출입하는 로비라 시끄러울 법도 한데 다들 에티켓을 잘 지키는 편이다. 놀라운 건 남녀노소가 한 공간에서 위화감 없이 섞여 있다는 것. 그래서 요즘 같은 때에 더욱 귀중한 풍경이기도 하다. 작년에 우연히 책을 반납하러 갔다가 아는 분을 뵌 적이 있다. 그분을 뵐 때마다 그날의 사소한 특별함과 친밀한 감정이 떠오른다. 좋아하는 장소에서 우연히 만난 어떤 사람에 대한 반가운 기억을 지속하게 만드는 에너지.
글과 사진. 박신우 포토그래퍼
사소한 특별함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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